오키나와현 미야코섬의 동쪽 해안에 위치한 **나나마타 해안(七又海岸)**은 험준한 절벽이 이어지는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지역은 거친 자연환경과 사람들의 생활이 교차하는 장소이며, 그 상징적인 존재가 바로 “시오쿠미바(潮汲場)”, 즉 바닷물 채취장입니다. 이곳은 바다에 접근하기 어려운 지형 속에서도 옛 사람들이 생활에 필요한 바닷물을 길어 올리기 위해 마련한 장소입니다.

이 바닷물 채취장에는 절벽 아래로 이어지는 계단이 정비되어 있어, 방문객들도 접근이 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바다 쪽으로 튀어나온 콘크리트 구조물, 마치 발코니처럼 보이는 시설이 나타납니다. 이곳이 과거의 시오쿠미바로, 사람들이 이곳에서 바닷물을 양동이로 퍼 올려, 소금이나 두부의 간수(응고제)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던 중요한 생활 수단이었습니다.

채취장 근처에는 **“潮汲場”라는 글자가 새겨진 작은 석비(돌비석)**가 세워져 있습니다. 다소 풍화되어 있어 읽기 어렵지만, 과거 이곳에서 이루어진 생활의 흔적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귀중한 유산입니다.

현재 이 장소는 낚시꾼들과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있는 명소로, 주변에는 아단이나 긴넴 등의 잡목이 거의 자라지 않고, 천연 잔디가 고르게 펼쳐져 있어 매우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합니다. 거친 절벽과는 대조적으로, 이 고운 잔디밭은 방문객을 맞이하는 듯한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나나마타 해안의 시오쿠미바는 미야코섬의 자연과 인간의 생활이 공존해 온 장소로, 과거의 역사를 전해주는 동시에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