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루마가아 – 섬의 생명을 이어온 수원과 역사를 전하는 신성한 장소

미야코 제도에 속한 쿠루마섬에 있는 쿠루마가아(来間ガー)는 오랜 세월 동안 섬 주민들의 생명을 지탱해온 귀중한 수원지입니다. ’가아(ガー)’는 섬의 방언으로 ‘우물’을 의미하며, 산이나 강이 없는 융기 산호초 지형의 미야코섬에서는 빗물이 땅속에 스며들어 지하수로 변하고, 그 물이 지면으로 솟아나는 ‘가아’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가아는 식수 및 생활용수로 사용되며, 섬 고유의 물 순환 시스템을 형성해왔습니다.

쿠루마가아에는 절벽 부근에서부터 이어진 세 개의 우물이 있으며, 각각 ‘이치반가아(一番ガー)’, ‘니반가아(二番ガー)’, ‘산반가아(三番ガー)’라 불립니다. 이 우물들은 쓰임새에 따라 구분되어 사용되었는데, 이치반가아는 식수용, 니반가아는 빨래용, 산반가아는 가축을 씻는 용도로 활용되었습니다. 마지막의 산반가아 물은 바다로 흘러 들어가며, 자연의 흐름을 존중한 삶이 이어졌습니다.

이 세 개의 가아를 연결하는 것은 절벽을 따라 놓인 돌계단입니다. 이 돌계단은 마을과 우물을 이어주는 통로로, 당시 주민들이 40미터가 넘는 높이를 오르내리며 물을 날랐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가파른 돌계단을 오가는 생활은 고단함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경주하듯 뛰어내려가기도 하고, 어업을 마친 후 산반가아에서 몸을 씻는 등 섬 사람들의 추억이 가득 담긴 장소이기도 합니다.

오늘날에도 쿠루마가아는 쿠루마섬의 원점으로서 존재하며, 생명의 근원으로서 그 중요성은 여전히 섬 주민들에 의해 소중히 지켜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치회 중심으로 개발로 인해 막혔던 산반가아의 물길을 되살리는 활동도 진행되며, 쿠루마가아의 가치가 다시금 조명되고 있습니다。

주소: 일본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시 시모지 쿠루마